2012 월간 윤종신 10월호 - 나쁜

윤종신

그 홀가분했던 몇 달이 다야
최선이라 믿었던 이별
그 효과는 상처만 깊어진
그럴듯한 싸구려 진통제

못되게 굴었던 내 싫증에
이미 짐이 되버린 널
향했던 구차하고 비겁한
나의 이별 만들어가기

절대 용서하지마
때늦은 후회로 널 찾아도 무릎 꿇어도
사랑했단 이유로 니 마음 돌리려 해도

아플 때면 이미 늦은 거라던
그 어떤 병처럼 다 받아들일게
이제와 지금이
널 가장 사랑하는 순간 일지라도

결국 언젠간 잊을거라도
결국 현명한 어른이 되도
내겐 아팠던 지금 이 순간 들은
눈가 주름 속 이끼처럼 남아

무뎌져 웃는 어른이 싫어
무뎌져 흐뭇한 추억 싫어
댓가를 치를게 진심의 너를
귀찮아 했던 나의 최후를

절대로 날 용서하지마
때늦은 후회로 널 찾아도 무릎 꿇어도
사랑했단 이유로 니 마음 돌리려 해도

아플 때면 이미 늦은 거라던
그 어떤 병처럼 다 받아들일게
이제와 지금이
널 가장 사랑하는 순간 일지라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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