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gon
김주형
늘 저만치 거리 두던 나의 습관에
투정 없이 나긋하기만을 기대해
굽은 낮을 반쯤 넘긴 나의 방안에
늘 멋대로 낮과 밤을 나누기도 해
그 누구에게도 가식 없을 나쁜 날씨에
더 이상 끔찍하지 않기만을 기도해
끊임없이 다그치던 얕은 고민에
꾸밈없는 이 노래는 네 맘을 위로해
수도 없이 앞에 두던 너의 관심에
때론 깊은 따뜻함을 탓하기도 해
궂은 낮을 반쯤 잠긴 너의 온기에
급히 옮긴 걸음에 허탈하기도 해
나지막이 건네주던 너의 손길에
어느새 엉킨 다름에 지쳐가기도 해
우리 맡에 다다른 희망의 손끝에
더 이상 단지 소곤 대기만 하면 안 돼
창 틈에 걸친 달을 베다
곤히 잠든다 달아날까
늘 저만치 거리 두던 나의 습관에
투정 없이 나긋하기만에 감사해
끊임없이 감싸주던 너의 평온에
더 이상 끝이 나지 않기만을 기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