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친구라고 부르는 너에게

박창학

왠지 넌 지치고 힘들 때면
내 생각이 난다면서
가끔씩 취한 듯
눈물 섞인 그 목소리로
나를 찾지
괜찮아 언제라도
들어줄 수 있다고
애써 담담한 척
긴 한숨을 삼키고 있지
이제 넌 쉽게도
나를 친구라고 부르지만
비록 반쪽뿐이라도
아직 내겐 연인이라는 걸
알고는 있을까

기쁘고 행복할 때의 너는
누굴 생각하고 있니
환하게 웃는 너의 얼굴은
정말 보기 좋았었는데
날 떠올려 주는 건
너 아닌 너의 눈물
끝내 반복되는 기다림과
절망 속에서
결코 난
달아날 수도 없다는 걸
알고 있지
깊은 잠에 빠져버린
전화기를 바라볼 때마다
여전히 가슴두근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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