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 Useless
Ye Eun An
비로소 도착했는가?
길었던 여행의 끝에
영영 찾지 못할 듯했던 나의 집
마침내 이르렀는가?
어두운 바다의 끝에
영원히 찾아 헤맬 듯했던 나의 집
이제는 움직이지 않아도
이제는 생각하지 않아도
이제는 깨어있지 않아도
괜찮아
먹어 치우리 나의 추억을, 나의 기억을, 나를
흘려 보내리 혈관을 타고, 온몸을 타고 하하
먹어 치우리 나의 눈물을, 나의 흉터를, 나를
흘려 보내리 혈관을 타고, 온몸을 타고 하하
먹어 치우리 (먹어 치우리) 나의 왕관을 (모두 없애리)
나의 화단을 (나를 지우리), 나를 (하하)
흘려 보내리 (흘려 보내리) 혈관을 타고 (후회 없으리)
온몸을 타고 (나는 떠나리)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