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나를

검정치마

목이 마른데도 나는
내 침대를 떠날 수 없네
늦은 밤 콜택시에 태워 보낸
그녀의 젖은 향기 때문에
옷을 다시 고쳐입고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
이것이 뭔지 나는 아직 몰라
내 심장만 빠르게 뛰네

달력의 빨간날은 다
내 생일이라 하던 그녀
오늘은 마지막 선물이었나

강산이 반쯤 변할 동안
난 내 여자만 바라봤고
한눈을 팔 데 없이 아름다운
그 고운 미소 멀어질 때
그녀는 귀신같이 나를 찾네
영원히 남의 남자인 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같은 건 하나도 없네

사랑의 세례를 세번 입고
더러워질 데로 더러운 영혼
내 여자는 어딘가에서 울고
넌 내가 좋아하는 천박한
계집아이

이게 다 내가 지어낸 얘기라면은 좋겠네
그녀는 내게 아무도 아니여야만 하는데
차라리 날 욕하고 미워했으면 좋겠네
그럼 나 가진 상처 다 옮겨 줄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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